< 책 개관 >
< 책 선정 이유 >
< 장소/시간 >
< 느낌/영향 >
< 후기 > ; 평점, 다시 읽고 싶은 정도, 충실도, 구매욕구
< 책 개관 >
- 책 제목 : 요한, 씨돌, 용현 어디에나 있었고, 어디에도 없었던
- 출판연도 : 2020
- 출판사 : 가나출판사
- 쪽수 : 272
- 저자 : SBS 스페셜 제작팀, 이큰별, 이승미 저
- 분류 : 에세이 > 휴먼 에세이
< 책 선정 이유 >
어느 정치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 계기다. 요한, 씨돌, 용현 선생의 다큐를 캡쳐해서 올렸더라. 흔한 자연인인 줄 알다가 반전이 있었다. 캡쳐된 원본의 다큐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이어 책이 있다는 검색 결과도 찾았다. 회사원의 삶에서 하루 한두시간 다큐를 볼 시간은 없었기에 책을 먼저 읽게 됐다.
< 장소/시간 >
2020년 11월 20일에 빌려 한 챕터를 읽었다. 그 날은 금요일이었다. 안 되겠다 싶어 유튜브로 짤게 편집된 다큐를 봤다. 도저히 책을 더 읽을 수가 없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촐퇴근하는 시간 등을 아껴 가며 읽었다. 이 책은 일부러 천천히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머리가 아팠기 때문이다. 너무 큰 충격 탓인가 싶다.
< 느낌/영향 >
#요한, 씨돌, 용현
도롱뇽을 살리기 위해 이웃 농민들이 밭에 제초제를 치는 것을 온몸으로 막아서고, 겨울에는 사냥꾼들이 고라니를 잡는 것을 막기 위해 눈밭 위에 찍힌 고라니의 발자국을 지우고 다니던 씨돌, 87년 당시 야당을 찍었다는 이유로 선임들에게 폭행당해 숨진 정연관 상병의 의문사 진상규명과 민주화운동으로 목숨을 잃은 가족 모임 ‘한울삶’과 함께 투쟁하며 한국 현대사의 중요 고비마다 모습을 드러냈던 요한, 당시의 고문과 폭행을 당한 후유증으로 몸 곳곳이 아픈데도 불구하고 자신이 가진 돈을 전부 기부하고 기초생활수급자로 요양 병원에 누워있는 현재의 용현까지. 결국엔 한 명의 동일 인물인 이 남자의 기구하고 묵직한 인생사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상념과 자기반성으로 돌아보게끔 만든다.
(출처 : 네이버 책 소개)
#이타적인 삶
살면서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사는 이들을 몇 만났다. 어떤 이는 강력한 민주 투사의 모습이었고, 어떤 이는 자애로운 노인의 이미지였다.
여기 김용현 씨도 그런 사람이다.
#이 책을 접한 사람의 심리적 단계
인간은 엄청난 사건을 경험할 시에 다음의 심리적 5단계를 거친다고 한다. (검색해 보니 엘리자베스 쿠버로스의 '죽음을 맞이하는 다섯 가지 단계'라 한다.)
1. 충격과 부인(부정)
2. 분노
3. 타협
4. 우울
5. 받아들임
독서 후에 이런 단계를 거칠 때가 있다. 최근에는 위화 작가의 '인생'에서 그랬다. 감정을 다스릴 줄 몰라 빠져 나오는 데 한참 걸린 것 같다.
이 책도 그러하다.
1. 충격과 부인(부정) : 처음 김용현 씨를 알게 됐을 때 충격 상태이다. 범인(凡人)과는 다른 그의 사람에 놀라기도 하고, 과장되지 않았나 의문을 표할 수도 있다.
2. 분노 : PD의 시선으로 그의 발자취를 찾아갈수록, 그는 철저한 봉사의 삶이었다. 인간뿐 아니라, 자연의 풀벌레 하나에게조차 신경을 쓰는 걸 보면 원래 그런 사람임을 증명한다. 왜 이런 사람이 지금은 반신불수에 언어 장애를 가진 비극적 결말이어야 하나 분노하게 된다. 게다가 스스로를 성찰하게 한다. '나는 왜 이런 삶을 살지 못했나?' 스스로의 삶에 화가 나기도 한다.
3. 타협 : 이타적인 삶을 살았던 김용현 씨를 도와주자는 청와대 청원이 올라와 있다. (현대사의 역사적 장면에 김용현 씨가 있었다.) 스스로도 그렇게 살겠노라며 작은 것부터 실천하려고 한다.
4. 우울 : 하지만 직장인으로서의 삶이 녹녹치 않다. 대출과 생활비 등 들어가는 돈을 계산하면 김용현 씨처럼 살기는 요원해 보인다. 그래서 우울해진다. 본인이 원하는 삶과 실제 삶이 일치되지 않기에 오는 우울감이다.
5. 받아들임 : 그와 내가 다름을 인정한다. 그리고 작게나마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인간으로서 당연한 일
이 글을 쓰는 어제까지만 해도 '우울'단계였다. '분노-타협'우울'이 돌고 돌았다. 서두에 말한 두통이 여기서 왔다.
도저히 그 사람을 삶이 가늠이 되지 않았다. 같은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프로그램 제작자가 용현씨에게 물었다.
- 이 PD : "대체 왜 이렇게까지 살았냐" (온 몸을 바쳐 맞고, 고문 당하고, 불의에 앞장 서고…)
- 용현씨 : '인간으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종이에 쓴다. (뇌출혈로 반신불수에 언어장애가 있다.)
'그럼 나는 인간이 아니란 말인가?'
'왜 내겐 그게 당연한 일이 아니지?'
이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괴롭혔다.
#나는 나대로 살자
글을 쓰면서 심리적 5단계 이론을 보며 스스로를 다독이게 된다.
그와 나의 삶의 궤적이 다르다. 그러니 세상을 보는 눈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의 삶에 내가 이토록 괴로운 것은 나도 그런 삶을 올바른 거라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내 식대로 살자.
소소한 기부를 좀더 늘리자.
주위 사람들에게 좀더 친절해지자.
농약 없이 호미질로만 텃밭을 꾸며 보자
생각해 보면 여러가지가 있다.
실천만이 남았다.
#다큐멘터리 말투로 쓰여진 문체
'-습니다'의 '아주높임' 표현을 사용했다. 글을 읽는 내내 성우가 옆에서 이야기를 읽어주는 기분이 들었다.
글은 배경 표현으로 시작한다.
'그곳의 봄은 유독 더디 옵니다. 강원도 정선군 북편면…'
'강원도 정선에는 오래전부터 벌 농사를 해온 주민들이 있습니다.'
또 서사를 아우르는 표현으로 시작한다.
'삼십 년이 훌쩍 지났지만, 노모의 기억은 여전히 생생했습니다.'
'용현의 인생을 따라 달려온 취재의 마지막 장소는 바다 건너 일본이었습니다.'
장면 묘사로도 시작한다.
'노(老)신부가 돋보기안경을 벗으며 생각에 잠깁니다.'
'봉화치가 조용합니다. ... 씨돌이 봉화치를 떠난 것입니다.'
읽기 편했다.
상상속의 성우가 이야기해줘서 더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 후기 >
; 책의 주인공인 김용현 씨의 삶을 평가할 수 없다.
각자 읽어 보고 판단했으면 한다.